작성: 코드앤인포· 최초 게시 및 검토일: 2026년 9월 29일
이직 오퍼를 받고 나면 연봉 숫자 옆에 "스톡옵션 10,000주" 혹은 "RSU 1,000주"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숫자를 보고 "그래서 내 연봉은 대체 얼마인 거지?"라는 의문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 글은 주식 기반 보상을 현금 연봉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해 보려는 분들을 위해, 계산의 순서와 협상에서 확인할 질문을 차례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먼저 밝혀 둘 점이 있습니다. 저는 세무사나 증권 전문가가 아니며, 이 글은 공개된 세법 안내와 기업 공시, 그리고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입사 후기·오퍼 비교 사례를 살펴보며 정리한 내용입니다. 세부 세율과 특례 요건은 해마다 바뀔 수 있으니, 실제 결정 전에는 국세청 안내나 세무 전문가의 확인을 꼭 거치시기 바랍니다.
주식 보상을 현금과 그대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
월급은 받는 순간 바로 쓸 수 있지만, 주식 보상은 세 가지 조건이 붙습니다. 첫째, 일정 기간이 지나야 내 것이 되는 베스팅(vesting) 조건이 있습니다. 둘째, 받은 뒤에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있는지, 즉 상장 여부에 따라 현금화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셋째, 주식이 귀속되거나 옵션을 행사하는 시점에 세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러 회사의 오퍼 후기를 종합해 보면, 협상에서 흔히 벌어지는 어긋남은 "주식 수 × 현재 주가"를 그대로 연봉에 더해 버리는 데서 시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계산하면 숫자는 커 보이지만, 위의 세 조건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값입니다. 회사가 일부러 부풀리려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회사도 미래 가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시각 차이라고 보는 편이 협상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 짚어 둘 점은 주식 보상이 결국 위험을 나눠 갖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회사가 잘 성장하면 큰 보상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대했던 가치가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 비중이 높은 오퍼를 검토할 때는 "얼마를 벌 수 있는가"뿐 아니라 "그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가로 기본급을 얼마나 양보하는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스톡옵션과 RSU는 구조부터 다릅니다
스톡옵션은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야 차익이 생기고, 낮으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만이므로 손실은 없지만 가치도 없습니다. 반면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는 베스팅 조건을 채우면 주식 자체를 받는 방식이라, 주가가 0원이 되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가치가 남습니다. 다만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에서는 RSU보다 스톡옵션이 훨씬 흔하고, 지급 방식이나 명칭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계약서의 실제 조항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라는 질문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쌓고 싶다면 RSU 쪽이,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에서 높은 수익을 노린다면 스톡옵션 쪽이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고 정리할 수 있지만, 결국 회사의 상장 가능성과 행사 조건이 결정적인 변수입니다.
1단계: 베스팅 일정으로 '확정되는 몫'만 계산하기
가장 먼저 볼 것은 베스팅 일정입니다. 4년에 걸쳐 1,000주를 받는 조건이라면, 단순 계산으로 1년에 250주씩 내 몫이 확정됩니다. 여기에 1년 이상 근속해야 첫 물량이 확정되는 '클리프(cliff)'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하면 한 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을 하나 세워 보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실제 회사의 사례가 아니라 계산 흐름을 보여 주기 위한 가상의 예입니다. 기본급 6,000만 원에 4년간 스톡옵션 4,000주(행사가격 5,000원)를 제안받았고, 최근 투자 유치 기준으로 추정한 1주당 가치가 15,000원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이때 연간 확정되는 1,000주의 행사 차익은 (15,000원 − 5,000원) × 1,000주 = 1,000만 원입니다. 그러나 이 금액은 회사 가치가 그대로 유지될 때의 이론값이고, 실제로 현금이 되려면 상장이나 매각 같은 사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경우 1,000만 원 전체를 연봉에 더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절반 이하만 참고값으로 두거나 아예 '보너스 성격의 가능성'으로 분리해서 보는 방식을 권합니다. 어느 비율로 할인할지는 개인의 위험 감수 성향과 회사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답이 있는 숫자는 아닙니다.
비상장 회사라면 1주당 가치를 어떻게 잡을지가 가장 까다롭습니다. 흔히 쓰는 출발점은 가장 최근 투자 유치 때의 기업 가치(Post-money valuation)를 발행 주식 총수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 값에는 우선주와 보통주의 권리 차이, 앞으로 추가 발행될 주식으로 인한 지분 희석이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산 결과를 그대로 믿기보다 "내 지분율이 다음 투자 후에 얼마나 줄어들 수 있는가"를 회사에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세금을 반영해 세후 기준으로 비교하기
주식 보상은 세금 때문에 체감 금액이 달라지기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재직 중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은 이익이나 RSU가 귀속되는 시점의 가치는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경우가 많고, 퇴직 후에 행사하는 경우처럼 소득 구분이 달라지는 상황도 있습니다. 또한 요건을 갖춘 벤처기업의 스톡옵션에는 일정 한도까지 비과세나 과세 이연 같은 특례가 적용될 수 있어, 같은 스톡옵션이라도 회사의 자격 요건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정이 잦으므로 국세청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신 안내를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특히 주의할 점은 '현금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세금이 먼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상장 주식은 팔 곳이 마땅치 않은데, 행사 이익에 대한 세금은 현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행사 대금과 세금을 합쳐 내 돈이 얼마나 먼저 나가야 하는지를 미리 계산해 두지 않으면, 권리를 가지고도 행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세금 때문에 실수령액이 예상보다 상당히 줄어드는 사례가 후기에서 자주 언급되는 만큼, 어림잡아라도 세후 기준으로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3단계: 회사에 확인해야 할 질문 정리하기
계산이 끝났다면 이제 회사에 확인할 차례입니다. 채용 담당자나 대표에게 직접 묻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질문은 오히려 오퍼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정리해 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사가격은 얼마이고, 베스팅 기간과 클리프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묻습니다. 퇴사하면 이미 확정된 옵션을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행사 기간이 퇴사 후 3개월처럼 짧게 정해져 있다면, 목돈이 없는 상태에서는 사실상 행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회사가 벤처기업 확인을 받았는지, 그에 따른 세제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지도 물어볼 만합니다. 최근 투자 유치 시점과 당시 기업 가치, 그리고 다음 투자나 상장 계획에 대해서도 가능한 범위에서 설명을 요청해 보세요. 대답의 구체성 자체가 회사가 주식 보상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하는지를 보여 주는 단서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주식 비중이 높은 제안이라면 기본급 조정을 협상 카드로 삼아 볼 수 있습니다. "주식의 가치를 낮게 본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 "현금 유동성과 세금 부담을 고려했을 때 기본급을 이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는지 논의하고 싶다"는 식으로 근거를 들어 말하면 대화가 훨씬 부드럽게 진행되는 편입니다.
현금성 급여와 주식 보상 비교
| 항목 | 현금성 급여 | 주식 보상 |
|---|---|---|
| 유동성 | 지급 즉시 사용 가능 | 베스팅·상장 전까지 현금화 제한 |
| 가치의 확실성 | 계약된 금액으로 확정 | 회사 성과와 시장에 따라 변동 |
| 세금 | 매달 원천징수 | 행사·귀속 시점에 발생, 특례 여부에 따라 차이 |
| 추가 자금 부담 | 없음 | 옵션은 행사 대금과 세금을 먼저 준비해야 할 수 있음 |
| 퇴사 시 | 근무한 만큼 지급 완료 | 미확정분 소멸, 확정분도 행사 기한 존재 |
정리하며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문단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주식 보상은 현금과 똑같이 취급할 수 없으므로 베스팅으로 확정되는 몫만 따로 계산하고, 상장 여부와 희석 가능성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할인하며, 세금과 행사 자금까지 포함한 세후 기준으로 다른 오퍼와 비교하는 것이 기본 순서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에 행사 조건과 성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마지막 단계입니다.
연봉 협상은 결국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의 크기와 회사의 미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서로 맞춰 가는 과정입니다. 정답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계산을 통해 내 기준을 먼저 세워 두는 것만으로도 협상 테이블에서 훨씬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스톡옵션과 RSU 중 무엇이 더 유리한가요?
한쪽이 항상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RSU는 베스팅 조건을 채우면 주식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주가가 바닥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 가치가 남고, 스톡옵션은 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을 때만 이익이 생기는 대신 성장이 클 때 수익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비상장사에서는 두 방식 모두 현금화 시점이 불확실하므로, 유형보다 행사 조건과 상장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2. 비상장 주식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하나요?
객관적인 시장가가 없기 때문에 대체로 최근 투자 유치 시점의 기업 가치를 발행 주식 총수로 나눠 참고값을 잡습니다. 최근 투자가 없었다면 동종 업계 사례를 참고할 수 있지만 오차가 큽니다. 어느 경우든 이 값은 '내가 팔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참고용 추정치'라는 점을 기억해 두세요.
Q3. 베스팅 기간이 끝나기 전에 퇴사하면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물량은 사라지고, 이미 확정된 물량에 대해서만 정해진 기간 안에 행사할 수 있습니다. 회사마다 조항이 다르므로, 계약서에서 '퇴사 후 행사 가능 기간'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Q4. 스톡옵션을 행사할 자금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행사 대금과 세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자금이 부족하면 권리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입사 전에 예상 행사 비용을 가늠해 보고, 회사에 행사 자금 지원이나 분할 행사 같은 제도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5. 주식 비중이 높은 오퍼에서 기본급 인상을 요구해도 될까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다만 "주식 가치를 믿지 못한다"는 표현보다, 유동성과 세금 부담이라는 구체적 근거를 들어 기본급 조정 가능성을 묻는 방식이 대화를 이어 가기에 좋습니다. 결과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채용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6. 세금은 어디서 확인해야 정확한가요?
소득 구분과 비과세 특례는 개정이 잦으므로 국세청 안내와 중소벤처기업부 공지를 우선 확인하고, 금액이 큰 결정이라면 세무사에게 개별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나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수치입니다. 세법과 제도는 2026년 9월 기준으로 정리했으며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실제 판단 전에 국세청 등 공식 자료와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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